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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실패하는 이유..

난 아직 한번도 성공적으로 연애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
올해로(이제 올해도 끝나가지만) 32살이나 되었으면서도 한반도 여자를 재대로 사귀어 본적이 없다. 그렇다고 내가 여자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야한 영화를 보면 흥분 하기도 하고, 길에서 예쁜 여자를 보면 눈을 때지 못하는 때도 있다.
그런데도 난 아직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원인을 분석 해보려고 한다.


- 소개팅 제의가 들어오면..
관심 없는 척 한다.
아니, 이십 대 까지만 해도 정말 관심이 없었다. 이성 보다는 컴퓨터에 관심이 더 많았고, 소개팅을 할 만큼 급하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남들은 경험 삼아, 재미로 해보는 소개팅을 괜히 진지하게 생각 하고, “난 소개팅으로 이성을 만날 성격이 아니야”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제는 “관심이 없는 척”한다. 됐다며, 괜찮다며.. 괜히 뺀다.
사실은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도 있으면서도 막상 제의가 들어오면 거절 하고 만다.

이제 나이가 차니 부모님께서도 소개팅(?) 제의를 하신다.  하지만, 역시 빼고 있다. 아니 이때는 빼는 정도가 아니고, 아예 정색을 한다.


- 누군가 다가오면..
벽을 만든다.
누군가 친구나 오빠, 동생으로 써가 아니고, 감정을 가지고 다가오는 낌새가 보이면 선을 긋고 거리를 둔다.
어느 때에는 제법 심한 말도 한다. “됐거든!”, “관심 없거든!”, “꺼져!” 이란 말로 벽을 만들고 상대가 정말로 싫어서 피하게 된다. 물론 늘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 경우는 정말 가끔 있는 일이고, 대부분은 일이 갑자기 바빠진다. 아니지 바쁜 척을 한다.
지금껏 친하게 지대던 상대가 다가오면 일 핑계를 대고, 바쁘게 일에 몰도 한다. 연락이 와도 씹는 횟수가 늘고, 주말에도 다른 스케줄을 잡는다.
그렇게 도망을 다닌다.

20대 초반쯤이던가 외국어 교육자료에 관심 있냐는 전화를 받았다. 그때는 첫 직장을 다니고 있던 때였고,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그런 전화를 종종 받곤 했다. 상대는 나보다 2살 많은 누나였고, 그때는 무슨 생각 이였는지, 가끔 만나는 사이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그렇게 만남을 가지던 중 내 생일이 되었다. 생일 날 만나자던 누나의 전화 통화에서 평소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난 친구들과 선약이 있다는 핑계로 누나를 피했고, 내 쪽으로 오겠다는 대도 부득부득 말려 가며 바쁘다고 전화를 끊었다. 결국 그 후론 계속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도망을 다녔다.

20대말 쯤에는 가끔 내게 의지하는 동생이 한 명 있었다. 그 아이는 처음에 애인이 있었고, 그래서 난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그 동생은 애인과 이별을 했고, 많이 힘들어 했다. 나 만의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그 아이는 내게 좀 더 다가오려 했던 것 같다. 난 친했던 만큼 무척이나 심하게 대하며 그 아이를 울리기도 했다. 결국 회사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소홀히 했고, 제법 눈치 빠르던 그 녀석은 나와의 거리를 지켰다.

이 밖에도 좀 더 심했던 몇 번과 그냥 스쳐 지나 듯한 몇 번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 특별한 감정이 생기면..
지금껏 살면서 사랑이란 감정을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생각 해보면 꽤나 자주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한번도 고백해 본적은 없다.
특별한 감정이 생기면, 그 감정을 바깥으로 꺼내는 것이 아니고, 작은 상자에 담아 뚜껑을 단단히 닫고 마음속 깊이 묻어 둔다.  하지만,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제어 될 리가 없다. 감정은 점점 커져가고, 상자의 뚜껑을 열려고 한다. 그렇게 뚜껑을 잡고 있는 마음과 열려는 감정은 상충되어 나를 꽤나 힘들게 한다.
이런 것이 남들이 말하는 “짝사랑”, “가슴앓이” 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는 악화되고 결국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을 고생 하다.  결국 그 상자는 만신창이가 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동갑내기 한 아이가 있었다. 제법 예쁘장하게 생긴 계집아이로 반에서 인기도 많았다.  난 친구로서 그 아이와 눈에 뜨일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 그 아이는 나이에 비해 몸도 마음도 조숙 했다.  그 당시 나로서는 그게 어떤 감정인지 구분도 못하던 때 인데, 그 아이는 벌써 이성교제라는 것도 어느 정도 개념을 잡고 있었다.
하루는 그 아이가 아주 심각하게 부탁을 했다. 자기가 어딜 가는데, 곁에 있어 달라고, 난 당연하게 승낙했고, 우리 옆의 옆 반으로 갔다. 나는 좀 더 거리를 두고 기다렸고, 그 아이가 다른 남자아이에게 고백하는 것을 그 거리만큼 밖에서 들어야 했다. 일이 잘 성사 되고, 고맙다는 말을 듣고는 난 집에 가서 펑펑 울었다.

딱 20살이 되던 해 회사에서 나 보다 한 살 많지만 입사는 나 보다 느린 누나를 좋아한 적이 있다.  난 이때를 첫 사랑이라 기억한다. 그 만큼 노력도 준비도 다른 때에 비해 많이 했다. 딱 한번 단둘이 식사 한적도 있고, 가끔 사내에서 마주치면 기억에 남길 많은 인사말을 전했다.  그녀도 그런 나를 눈치채긴 했지만, 그녀는 사회 초년생으로 이성 보다는 회사 일에 관심이 더 많았다. 난 보름 동안 준비해서 그 때로선 제법 비싼 공연 티켓을 구했고, 그녀와의 약속도 받았다. 약속 하루 전날 “역시, 안되겠어요..” 란 말로 거절 당하고, 꽤 오랜 동안 힘들어 했다. 내 기억에 이제까지도 가장 힘들어 하던 기억은 그 몇 개월 인 것 같다.

군대를 제대 하고, 그냥 친구이던 동갑내기 직장동료에게 감정을 갖기 시작했다. 아무런 감정 없을 때에는 재미있는 얘기도 쉽게 하고, 데이트도 자주 하고, 놀러도 다니고 했는데, 특별한 감정이 생기고부터는 그녀를 만나도 얼어버리고 벙어리가 되기 일쑤였다. 이런 내 행동이 그녀 역시 이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날 난 용기를 내어 내 감정을 편지지에 담았다. 그녀를 만나 전해 줄 기회를 노렸고, 커피숍에서 서로 아무 말 없이 주위만 살피고만 있을 때, “지겨워..” 란 그녀 혼잣말을 듣게 되었다. 그렇게 그녀를 보내고, 내 맘속에서도 그렇게 그녀를 보냈다.

몇 해전 그냥 아는 동생으로만 지내던 아이에게 몇 번 연락과 몇 번 문자로 점점 가까워 져 가고 있었다. 이 때에는 이성교제에 노력을 해 보자는 생각으로 그 아이 이름으로 느끼한 삼행시도 지어보고, 재미있고, 편하게 느낄 수 있게 노력을 좀 했다. 데이트는 한 달에 한번 정도가 다였고, 전화나 문자 역시 짧게는 하루 1-2번 길게는 일 주에 한번 정도였다. 어느 날 흠 뻑 취한 그 아이를 집까지 바래다 주며 특별한 감정이 생겼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아무일 없는 듯 내색 하지 않고(ㅡㅡ; 왜 이 모양인지..), 거리를 유지 했다. 계획 한 것은 아니었는데, 내 생일날 그 아이와 단둘이 있게 되었다. 그 아인 나에게 생일 선물을 준비했고, 날 기쁘게 해주고자 노력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 다음 달 그녀 생일에는 나 역시 고민고민 하며 뭔가를 준비했다. 회사로 꽃 다발도 보내고(생전 처음 ㅎㅎ), 선물도 준비했다. 선물을 전해 주면서도 난 솔직하지 못했고, 마음속의 감정과는 다른 의미 없는 말들만 뱉어 냈다.  결국 나와는 맞지 않다며, 나랑은 틀린 아이라며, 난 그 아일 만족 시켜 줄 수 없을 것이라며.. 시작도 끝도 없이 나만의 사랑 이별 진행중.. 늘 그렇듯 회사일이 엄청 바빠졌다.




연애에 실패하는 이유..
이유는 확실 하다. 내 문제다. 용기를 못내서 고백을 못하고, 감정이 생기면 실수를 연발하고 얼어 버리는 것이다.  원인을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불치병일까??
아니, 아직은 내가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어려서 일지도 모르겠다.
난 아직 그녀들을.. 나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내가 술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도 이유일지 모르겠다. 술을 하지 못하니 이성을 접할 기회도 용기도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멜로영화에 가슴 설래며, 친구들의 연애고민에 의견을 말하면서도 내 자신의 일에는 냉정하지 못하고 감정에 휩슬리고 겁을 먹는다.
이제는 정말 고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