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이윽고 구름이 끊기고, 달이 하늘에 모습을 드러낸다.
  달은 하나뿐이다. 항상 익숙하게 보던 그 노랗고 고고한 달이다. 억새 들판 위에 말없이 떠오르고, 온화한 호수면에 희고 둥근 접시가 되어 떠돌고, 조용히 잠든 집의 지붕을 조용히 비추는 그 달이다. 만조의 물결이 한결같이 바닷가 모래사장으로 밀어 보내고, 짐승들의 털은 부드럽게 빛나게 하고, 밤의 여행자를 감싸안아 보호해주는 그 달이다. 때로는 예리한 그믐달이 되어 영혼의 살갗을 깍아내고, 초승달이 되어 어두운 고절(孤絶)의 물방울을 지표면에 소리도 없이 떨구는, 늘 보던 그 달이다.
- 1Q84 3권, 제 31장 덴고와 아오마메